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도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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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심희정

발행일 2021년 2월 1일 

페이지 280쪽 

분야 에세이

종이책

값 15,000원 | 판형 136*200 | ISBN 979-11-89586-26-3 (03810)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책 소개

 

이 책은 제주도 이야기가 아니라,

제주에서 잊고 있던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여행 에세이 《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도 살았습니다》는 당시 서른한 살의 저자가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겪은 일들과 이를 통해 새로운 자신과 만나는 과정을 담았다.


제주도 한달살이는 대수롭지 않은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서른의 여자 혼자, 늘 가족의 품에서 지내던 그녀가 낮선 곳에서 혼자 한 달을 산다는 건 모험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제주라는 낯선 곳에 자신을 담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익숙하지 않은 지유를 누렸고, 일상에만 머물러 미처 보지 못한 자신을 들여다보았다. 그렇게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의 껍데기를 벗어 던지고, 솔직한 ‘나’를 마주하고 함께한 시간들에서 온전히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을 찾는다.

 

이 책은 당신을 응원한다. 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가 그랬듯이 당신도 충분히 세상에 나설 수 있고, 그곳이 어디더라도 당신은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저자 소개

 

심희정

혼자 꿈꾸고 공상하기 좋아하고,

개미 보다 베짱이의 삶을 더 좋아하고,

백화점 구경 보다 사람 구경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과자, 떡볶이, 커피가 없는 삶은 상상도 하기 싫은

여전히 소녀 같은 그녀다.

어릴 적부터 겁이 많아 서른한 살이 되도록 가족들 품에서 벗어나

살아 본 적 없던 그녀가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난생 처음으로 혼자 제주도에서 한 달 살이를 하기위해 떠났다.

태생부터 다른 종족의 사람들이 겪은 멋진 모험 여행기가 아닌,

쫄보 끝판왕이 직접 겪고 경험해 본 소소하고 지질했던 하루하루의 성장 이야기.

그 시간 동안 자유롭게 즐기고, 마음껏 뛰어들면서

미처 챙기지 못한 자신을 어루만지고,

그곳에서 마주하고 함께한 시간들에서 온전히 어른으로 살아가는 길을 찾는다.

현재는 적어둔 200가지가 넘는 버킷리스트를 모두 다 이루는 것이

이번 생의 유일한 꿈이다.


목차

 

1장. 제주 뚜벅이

01 죽거나 사라지거라 공항이거나

02 와랑와랑

03 괴물과 싸우는 남자

04 버스 타고 3시간, 월정리

05 표선해변에서

06 제주에서 첫 야경

07 나도 어른이 된 어른이었다

 

2장. 버킷리스트와 제주도

01 나만의 버킷리스트

02 태양의 후예, 그분을 만나다

03 여자 기안84

04 카페인지 마구간인지

05 마늘 금지령

06 생애 첫 스노클링

07 몸살 앓는 중

 

3장. 안녕, 육지사람

01 사자가 살고 뱀이 살아도 갑니다

02 이 나라 유학은 포기할게요

03 올레시장 꽁치김밥

04 인생커피 도렐

05 안녕 우도

06 잠깐 쉬다 갈게

07 잘 있어 우도

 

4장. 낭만 제주 리얼 제주

01 선녀들이 내려오는 쇠소깍

02 바굥식당

03 제주 화장실

04 내 친구 익명이와 함께

05 85계단에서 만난 할머니

06 윤희 씨 딸 희정이

07 부재중 전화 60번, 대기 3시간

08 협재해변에서

 

5장. 내가 간직한 제주

01 요정과 박쥐가 사는 숲

02 한여름에 온소바

03 공천포

04 굿바이 하마다

05 뜻하지 않은 마중 그리고

06 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도 살았습니다


본문 중에서


그래도 좋았다. 글이 쓰고 싶다고 말했지만 실은 뭘 딱히 하고 싶어 떠난 게 아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도망치듯 온 제주다. 누구와도 말도 섞기 싫었고,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나무늘보처럼 온종일 나무에 가만 매달려만 있고 싶었다. _ 29쪽. ‘와랑와랑’ 중

 

어른이란 존재는 같은 학교에 가서 똑같이 배워 오는 말이 있는 게 아니었다. 말 그래도 젊음이 부러웠던 거다. 그 젊음이, 그 풋풋한 에너지가, 지나간 세월이. 어느새 눈 깜짝할 사이 흘러버린 나이가 서글픈 거였고, 세월이 야속한 거였으며, 자신도 모르게 어른이 되어버린 어른들의 솔직한 마음이었던 거다. _ 67쪽. ‘나도 어른이 된 어른이었다’ 중

 

버킷리스트는 내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고, 매 순간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 주었다. 단 하나의 꿈만 꾸고 살 때는 그 하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느껴졌다.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사는 게 아무런 재미도 없다고 여겼으며, 모든 것이 지겨웠다. (중략) 더 무서웠던 것은 설령 죽기 살기로 노력하고 운도 따라줘 그 꿈 하나를 이룬다 해도 계속 행복할 것 같지 않은 불안함이 있었다. _ 75쪽. ‘나만의 버킷리스트’ 중

 

아무래도 이 나라 유학은 포기해야겠다. 제주 할머니가 흥분해 화내면서 쏘아붙이는 제주 방언은 도저히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종류의 언어가 아니었다. 반 토막도 알아듣지 못하겠다. 분이 풀리지 않는 듯 보이는 할머니에게 눈물 콧물 쏙 빼가며 연신 고개 숙여 사과하고 나서야 아까 그 버스정류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고작 5천 원으로 이 난리인데 50만 원이었으면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웠을 위인이 나다. _ 135쪽. ‘이 나라 유학은 포기할게요’ 중

 

냄새도 다들 어떻게 하면 이런 냄새가 나나 싶은, 지독한 지린내가 안을 진동했다. 서둘러 나가려 해도 오줌보가 터지려 할 때 간 거라 돌이키기에는 늦었다. 숨을 참고 입으로만 간간이 죽을 것 같을 때 미세하게 숨을 내쉬면서 바지를 내려 변기에 쪼그려 앉으려는데, 이런 문이 고장이다! 이 와중에 변기는 수세식. (중략) 눈물이 앞을 가리고 오줌보는 터질 기세라 하는 수 없이 한 손으로는 문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바지를 잡고 겨우 볼일을 보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 순간이 치욕스럽고 짜증 난다. _ 185쪽. ‘제주 화장실’ 중

 

사려니 숲 입구에 도착하자 우리 둘만 딴 세상이었다. 나랑 언니만 빼고 다들 등산복에 등산화를 신고 걷고 있었다. 반면 우리는 둘 다 하늘하늘한 스커트에 위는 블라우스에 해변 모자까지 써 튀어도 너무 튀었다. (중략) 숲이나 오름은 사진으로만 봐도 음산하고 눅눅하고 오묘하면서도 무서운 느낌이 살짝살짝 나곤 했는데, 실제로 보니 더 숲이 울창하고 기묘했다. ‘사려니’는 ‘신성한, 매혹적인’이라는 뜻을 가졌다고 하던데, 과연 그 말이 잘 어울렸다. 요컨대 요정과 박쥐가 함께 숨어 살고 있을 것 같은 신성하고 묘한 숲이었다. _ 235쪽. ‘요정과 박쥐가 사는 숲’ 중

 

분명 담백하게 인사하고 헤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며 악수하는 순간 눈앞이 어룽어룽해지더니 생각하지 못한 순간에 눈물이 툭 하고 떨어졌다. 본래의 내 자리로 돌아가는 거라 생각만 했지 이 순간도 이별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이별이 실감이 났다. 하마다 식구와의 이별. 제주도와의 이별. _ 264쪽. ‘뜻하지 않은 마중 그리고’ 중


출판사 리뷰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과 함께하고

그 안에서 마주하는 나

 

그녀에게 제주는 너무나 낯선 곳이었다. 그것도 혼자 섬에서 한 달을 산다는 것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한 모험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마침내 익숙함에서 벗어나 혼자 제주로 떠났다.

그곳에는 그녀가 그토록 함께하고 싶은 풍경과 이야기들이 있었다. 무심한 듯하지만 마음으로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그녀에게 제주는 두근거림의 연속이었고, 자신을 읽는 공간이었으며, 겁 많고 소심한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이었다.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혼자 낯선 곳에 애써 가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이 에세이집에서 그녀는 말한다. 먼 곳이 아니더라도 익숙함에서 한 발 벗어나는 순간, 그곳에서 온전히 혼자일 때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다고.

겁 많고 소심한 그녀의 제주도 생활은 두렵고 서툴며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한달살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는 날, 그녀는 세상으로 한 발 나아가는 즐거움과 마주한다. 제주 한달살이는 이후 그녀의 모든 버킷리스트의 시작이 되었으며, 겁 많고 소심한 희정이가 세상 속으로 당당하게 걸어가게 한 버팀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