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형태는 시대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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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양용기

발행일 2024년 2월 29일 

페이지 412쪽 

분야 인문/교양

종이책

값 22,000원 | 판형 153*224 | ISBN 979-11-89586-73-7(0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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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는 만큼 보이는 건축의 시대적 코드,

고대, 중세, 근세, 근대, 그리고 현대까지

건축 양식에 담긴 세계사를 만난다!


#1. 무엇이 건축을 어렵게 느끼게 하는가

건축의 세계로 들어가는 ‘뚜껑’을 열어보자


건축을 어려운 학문이라고 느끼게 하는 건 먼저 형태에 관한 부분 때문이 아닐까 한다. 형태는 건축으로 들어가기 위한 뚜껑이다. 뚜껑은 내용물보다 중요하지 않지만 뚜껑을 찾아야 내용물을 찾을 수 있다. 각 시대 양식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는 것은 물건의 뚜껑을 찾는 것이다. 이 뚜껑을 열었을 때 내용물을 꺼낼 수 있듯 건축의 형태를 안다는 것은 건축에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 될 것이다. 어느 시대에 어떤 건축물들이 탄생하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면 건축물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은 물론 우리가 사는 보금자리를 꾸미는 데 선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를 갖게 되는 데도 유용하게 작용할 것이다. 물론 건축의 형태는 종류가 너무 방대하기에 그 많은 양식의 숫자에서 가까이 다가가기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건축의 형태를 단순히 두 가지로 구분해 놓았다. 건축물의 형태는 단 두 가지라는 것이다. 두 가지만 기억한다면 건축으로 다가서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믿을 수 없다면 스스로 건축에 대해 깊게 공부해 건축물의 형태가 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건축의 형태가 두 가지인 이유는 바로 근대이다. 근대 이전의 형태는 제1의 형태, 근대 이후의 형태는 제2의 형태이다. 제1의 형태는 클래식, 제2의 형태는 모던이다. 두 가지의 형태도 기억하기 어렵다면 한 가지만 이해해도 된다. 한 가지만 이해한다면 나머지는 다른 형태라고 여기면 되는 것이다. 저자는 건축에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설명한다. 각 시대의 양식에 붙은 이름의 근원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이름의 의미만이라도 기억한다면 건축이 흥미로운 학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2. 현대에 영향을 준 시대적 양식(Period Style)과

각 시대에 붙은 이름의 의미에 대하여


고대와 중세를 구분한 것은 르네상스이다. 시대의 첨단이라고 여겼던 르네상스는 이전 시대와 구분하기 위해 고대와 중세로 나누었다. 이같이 나눈 기준은 시대적 코드로 고대는 신인동형, 중세는 기독교라는 신분주의에 바탕을 두었다. 신인동형 시대였던 고대는 왕이나 영웅은 신과 같은 대우를 받았다. 인간과 신을 동일시한 것이다. 고대는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시대의 건축물에 대해 소개한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면 건축물이 아닌 조형물일까? 피라미드의 형태가 삼각형인 이유는 무엇일까? 친숙하지만 잘 알지 못했던 피라미드에 대해 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스에 신화가 많은 이유, 그리스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신전의 형태에 대해 살펴보고, 아치 형태의 비밀을 깨달은 로마의 시대상을 알아본다. 중세는 비잔틴과 로마네스크, 고딕 양식의 시대다. 중세의 건축 양식에 담긴 수직의 상징과 로마제국의 역사를 통해 건축물의 발달상을 짚어보며 건축물에 디자인을 입힌 로마네스크, 점점 높아지는 첨탑, 색유리가 유행한 고딕 시대를 만난다. 또한, 근세의 출발선에 선 르네상스를 시작으로 매너리즘,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까지 흥미로운 세계사를 따라가다 보면 그 안에 담긴 시대 양식을 어렵지 않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근대에서는 아르누보와 자포니즘, 글래스고 스타일, 합리주의와 구성주의 입체파, 미래파, 데 스틸, 표현주의, 아르데코 양식을 만난다. 이때가 바로 제2의 건축 형태가 시작된 시점이다. 인간이 기계의 매력에 빠진 시기이기도 하며, 탈 과거에 대해 갈망하던 시대, 이념 간의 분쟁으로 인한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은 시대이기도 하다. 국제양식으로 시작해 미니멀리즘, 포스트모더니즘, 네오모더니즘, 해체주의, 스마트 건축까지 이르는 현대는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던 시기다. 부엌에 현대화의 바람이 불고, 건축사의 위대한 발명이라 부르는 돔-이노 시스템이 탄생했으며, 새로운 시도, 과감한 표현의 등장과 함께 현대의 기술이 건축에 더해졌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이 우리에게 좋은 미래를 가져다 줄 것이라 기대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는 산업혁명이 우리의 선택과는 무관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각 시대의 양식을 순차적으로 짚어온 시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양식을 부정해도 양식이 아닌 것이 없으며, 시대의 변화에 대한 선택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라는 것을 생각하도록 이끈다.



저자 소개

 양용기

독일 다름슈타트 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였으며 독일 호프만 설계 사무소에서 일했다. 쌍용건설 재직 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플랜트에 파견 근무하여 실무를 쌓고 독일 건축사 자격증 취득 후 30대 후반까지 유럽에서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안산대학교 건축디자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오랜 시간 실무를 바탕으로 건축 경험을 쌓은 후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건축 책을 집필하고 있다. 건축 소설 『탈문맥』을 시작으로 『건축학개론』, 『건축형태분석』, 『건축설계 ATLAS』,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 『건축의 융복합』, 『철학이 있는 건축』, 『음악, 미술 그리고 건축』, 『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 『기숙사 건축 문화』, 『건축 인문학』, 『사람 공간 건축』 그리고 『건축가가 사랑한 최고의 건축물』, 『양용기 건축가의 영화 속 건축물』 등 다수의 저서를 펴냈다.



목차

 

머리말 | 건축에는 두 가지 형태만 있다

역사 기록 이전의 시대

기록이 있는 역사 시대

들어가는 글 | 문자의 기록은 형태의 기록으로 이어졌다


고대의 서막이 열리다

고대의 시대적 배경이 된 ‘신인동형’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일까? 건축물일까?

신화의 나라 그리스, 완벽한 신전에 필요한 세 가지

광대한 영토를 차지했던 로마의 아치 활용법

 

 중세, 비잔틴 문화가 시작되다

중세 건축 양식에 담긴 수직의 상징

성소피아 성당,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비잔틴의 걸작

로마풍의 부활을 알리는 이름, ‘로마네스크’

첨탑은 더 높게, 벽은 더 얇게, ‘고딕 시대’

  

르네상스, 근세의 출발선에 서다

비잔틴의 멸망이 가져온 것

고대의 부활을 알린 ‘르네상스’

진부함에서 벗어나려는 시도 ‘매너리즘’

르네상스보다 더 화려하고 혼란스러운 ‘바로크’

로코코, 귀족과 부르주아의 시대가 열리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들여온 ‘신고전주의’

 

근대, 제2의 건축 형태가 시작되다

유럽에 불어온 근대의 바람, ‘아르누보와 자포니즘’

매킨토시의 꿈이 담긴 ‘글래스고 스타일’

20세기, 탈 과거에 대한 갈망의 시대

순수한 형태를 찾는 합리주의, 강렬함을 담은 ‘구성주의’

완벽한 자유로 생명력을 재구성한 ‘입체파’

더 나은 미래, 빠른 속도를 지향한 ‘미래파’

‘데 스틸’, 선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강렬한 미술, 정신을 정화하는 건축, ‘표현주의’

대량생산을 키워드로 한 ‘아르데코’

  

현대,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다

현대 건축의 시작, ‘국제양식’

단순함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 ‘미니멀리즘’

새로운 시도에 대한 자신감을 담은 ‘레이트모던’

‘포스트모더니즘’, 과거의 모티브에 현대의 기술을 입히다

일정한 틀을 거부한 새로운 시도, ‘네오모더니즘’

‘해체주의’에 여전히 남아 있는 고정관념

쾌적한 공간에 대한 욕구, 스마트 건축의 미래

제4차 산업혁명, 인간의 자리를 빼앗긴 시대?

  

에필로그 | 사라짐은 새로운 변화이다

맺음말 | 양식을 부정해도 양식이 아닌 것은 없다



본문 중에서

이집트에게 나일강의 의미는 아주 중요하다. 나일강은 남에서 북으로 흐르고 있다. 일정 주기로 범람하는 까닭에 측량술 등 여러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어쨌든 이집트에게 나일강은 신성한 의미뿐 아니라 모든 행위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서 이집트의 도시 배치를 보면 나일강을 주축으로 한 자연적인 흐름을 이용하여 도시를 구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도시의 배치나 형태의 구성은 단순히 물리적인 작업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감성적이고 이미지나 의미를 형태로 변환하는 작업이 더해진 것이다. 건축 형태는 그 나라의 언어로서 건축이란 상징적인 것을 형태로 변환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27~28쪽

 

로마 군인은 개별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집단행동을 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 지역을 방문했을 때는 집단행동을 하기에 불편함이 있었다. 입구가 좁고 공간 또한 협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로마는 더 넓은 입구와 공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기둥의 폭을 좌우로 넓혀 넓은 입구를 얻으려고 했지만 위에 놓은 보는 폭이 넓어질수록 중심부가 아래로 처지면서 결국 부서지는 문제가 있었다. 로마는 위에서 내려오는 하중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다른 점령지역들도 이러한 문제가 있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안전한 구조만을 유지하다 보니 입구의 높이도 낮아졌던 것이다.

46쪽


베르사유에 있는 거울의 방은 프랑스 고전주의 바로크 양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소이다. 로마의 화려함과는 동일하지만 질서정연하고 규칙적이다. 로마의 바로크가 감성적인 이미지를 그대로 표현했다면 프랑스는 이성적인 디자인을 보여준다. 독일 비스교회 내부의 모습은 로마 바로크와 큰 차이 없이 상당히 역동적이며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독일이 로마의 것을 그대로 받아들였음을 알 수 있다.

170쪽

 

근대에 나타난 양식들은 순차적으로 등장했다기보다는 우후죽순처럼 등장했다. 이러한 성향은 당시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급박한 상황을 말해준다. 근대 양식 중 Neu-, Neo- 등은 신고딕 또는 신르네상스라고 보면 무방한데 이는 근대에도 새롭게 등장한 과거의 양식이다. 근대는 크게 모던, 레이트모던, 그리고 네오모던 이렇게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포스트모던은 과거와 관계된 것이지만 제1의 형태 범주에 넣는 것이 옳을 것이다. 또한, 제1의 원형은 국가나 시대적인 형태를 반영한 것이 있지만 제2의 원형으로 묶은 근대는 개인적인 성격이 강한 형태로 보아야 한다.

198쪽

 

자포니즘이 유럽에 퍼지게 되는 데는 군주들이 일본문화에 대한 열망을 가진 이유도 있었지만 예술가들이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더욱 퍼지게 된 것이다. 특히 고흐는 일본 미술에 심취하게 되면서 1887년에 일본의 인쇄 전시회를 위한 조직을 만들고 자포니즘을 바탕으로 한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1860년대 에드거 드가도 일본 판화를 다량으로 수집하면서 일본문화에 대한 열정을 보였고,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는 연못을 가로지르는 일본 정원의 모습을 만들기도 했다.

207쪽

 

다양해진 건축물은 이제 더 쾌적한 공간을 요구하게 되고 급기야 설비가 추가되면서 요구에 걸맞은 공간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에너지 문제로 불거지고 특히 자연 파괴라는 문제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특히 건축 재료의 남용은 점차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자연 파괴라는 인류가 풀어야 할 상황까지 직면하게 되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이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더 쾌적한 공간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389쪽